Q. 작가님의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초반에는 극사실적인 그림을 그렸으나 점차 추상적인 그림으로 변모했습니다. 체화된 감각, 분위기와 깊이감을 나타내기 위한 시각 요소에 대한 꾸준한 실험을 했는데요, 반복된 레이어를 통한 깊이감, 색채 조각의 파편화 등 분산적 시각으로 나타나는 깊이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한 형태성 보다는 파편화된 색채와 깊이감이 남게됩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주로 사용하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4가지로 나뉘어집니다.

1. 캔버스 프레임을 짜기 위한 직물 선택

표면의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면 캔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다양한 두께와 짜임의 마 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조형성에 따라 다른 천 조각을 결합합니다.

2. 마 천 위의 색채 작업

다양한 굵기의 돌가루와 혼합재료를 섞은 물감을 적용합니다. 마 천의 특성과 돌가루, 섬유 재료 등을 섞은 물감의 점도가 상호작용하여 그물망의 질감 레이어가 형성되고, 반복된 레이어 수에 따라 밑바탕의 질감과 색채표현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3. 천 뒤에서 물감 눌러짜기

깊이감을 내기 위해 뒤에서 물감을 덧대어 앞으로 스며들어 나오게 하는 기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혼합된 색이 아닌, 앞면에 칠해진 색과 뒤에서 배어나오는 파편화된 색들의 조합이 바라보는 눈을 통해 혼합되도록 표현했습니다. 

4. 오브제 연구

채색 작업에 흔적을 나타내기 위한 오브제들을 배합하여 완성합니다. 흔적을 반영하는 굳은 아크릴 물감 조각, 또는 촉각을 극대화 시키는 실, 작은 플라스틱 조각, 물감을 형상화한 붓터치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실험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다보니, 약속이 없는 저녁에는 웬만하면 집에 가서 붓을 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습관처럼 만들려고 해요. 루틴을 만들어보자면 ‘틀어만 놓는’ 용도로 영화나 드라마를 켜 두고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작업을 할 지 손을 푸는 게 간단한 루틴이랄까요.

앞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회화를 적용하고 싶어요. 먼 미래지만 언젠가는 작은 예술제 같은 걸 기획해보는 계획도 있고, *로토스코핑을 이용해서 뮤직비디오 정도 길이의 짧은 영상을 제작해보려는 계획도 있어요. 결국 모든 기반은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 자체를 어떻게 활용할 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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