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왈종의 제주 생활과 중도 철학 안녕하세요!
금요일의 칼럼 한입입니다🙆♀️
칼럼은 격주 금요일에 발송되며,
현대미술 거장들이 현재의 위치까지 오기 위해 겪은
필치, 화풍, 심경의 변화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깊이 다뤄보는 컨텐츠입니다 :D
칼럼이 발행되지 않는 주는 기존의 '전시 추천' 컨텐츠가 발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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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화가' 이왈종은 1990년부터 서귀포에 정착해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담아내며 자연과 어우러져 공생하고자 하는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작품의 제목이 ‘제주 생활의 중도’일 정도로 한 가지 주제만을 그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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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는 '중도(中道)'란 불교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바른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왈종이 표현하고자 한 중도, 유토피아의 세상은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상관없이 모든 생명이 평등한 세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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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을 보면 물고기와 강아지, 새, 꽃, 사람 등 다양한 소재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 모든 오브제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인간과 만물은 모두 하나의 똑같은 생명을 가진 존재임을 표현하며 생명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여기는 철학을 담아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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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란 주제를 가지고 한결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대체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만을 깊게 생각해왔다.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모두가 다 마음에서 비롯됨을 그 누구나 알지만
말처럼 그렇게 마음을 비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마음이 내재하는 한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과 불행, 사랑과 고통, 외로움 등을
꽃과 새, 물고기, TV, 자동차, 골프 등으로 표현하며 오늘도 그림 속으로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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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중도'는 또한, 인간으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하는 고통과 번뇌, 탐욕과 이기주의로 다투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방편이자,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는 중도 철학을 통해 이러한 감정들을 다스리고, 내면의 양면성을 융합하여 화해로 나가가길 염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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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은 주로 두꺼운 한지인 장지에 작업하는데, 닥나무 껍질로 특수 제작한 그만의 장지는 두께가 2cm가 넘어 가죽처럼 질긴 성질을 띱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입체감이 더욱 두드러지고, 거친 마티에르가 풍부하게 느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동양의 재료인 한지에 서양의 아크릴로 채색을 해서 기존의 형식적인 틀을 깼다는 재미도 함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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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화백이 또 하나 사랑해 마지않는 것은 바로 골프인데요. 그의 ‘중도’ 시리즈에는 골프 치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는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를 비롯한 인생 전부를 읽을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골프를 치다보면 그 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인성이 다 보입니다.
이보다 더 해학적인 그림 소재가 어딨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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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경기도 화성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왈종은 중학교 때 미술에 재능을 보여 중앙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하게 되었고, 졸업 이후 기존의 전통적인 한국화 작업을 했었습니다. 이후 추계예술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나, 당시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여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기가 어려웠고, 이왈종 스스로도 도시살이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식년을 신청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향하게 되는데, 여기서 그는 일생 일대의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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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서울에 남겨두고 정착한 지도 다섯 해.
돌이켜보면 지난 날 서울에서 대책도 없이 교직을 그만두고
절박한 가운데 이곳에 내려올 때의 심정은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풍요로움 속에서 사회적인 지위가 높고 첨단 기능을 갖춘 집과
고급 승용차, 화려한 외출복을 걸치고 편안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나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상적인 삶을 목표로 정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보다 어려움이 뒤따르게 되고
노력한다고 누구나 다 잘사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삶을 추구하다 보면 탐욕과 경계심, 이기심으로
인간 본연의 심성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갈등, 번뇌로 함몰되고 말 것이다.
천성이 게으르고 무능한 나는 화려한 꿈을 깨버렸다. 단순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오직 그림을 천직으로 알고 그림 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하며 살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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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화백의 작품은 제주의 일상 풍경이라는 극히 제한된 소재의 반복이지만 이런 제한된 소재로도 다채로운 이야기와 화면을 표현합니다. 작품마다 넘쳐나는 동백, 수선, 매화, 연꽃, 사슴, 물고기, 새 등의 동식물과 제주도의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일상을 즐기는 다양한 인간 군상은, 단순한 제주 풍경을 넘어 신비로운 설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줍니다. 회화 뿐만 아니라 목조, 조각, 도자, 판화 등 다방면의 예술 영역에서 창작을 이어가고 있는 이왈종 화백의 열정을 통해, 관람객은 예술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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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1979, 제 15회 상파울 비엔날레, 상파울루
201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6, 갤러리현대, 서울
2018,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 시드니
2018, Pace 갤러리, 베이징
2019, 대전시립미술관
2019, 부산시립미술관
2023, Pace Gallery, New Y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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