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의 Bodyscape 안녕하세요!
금요일의 칼럼 한입입니다🙆♀️
칼럼은 격주 금요일에 발송되며,
현대미술 거장들이 현재의 위치까지 오기 위해 겪은
필치, 화풍, 심경의 변화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깊이 다뤄보는 컨텐츠입니다 :D
칼럼이 발행되지 않는 주는 기존의 '전시 추천' 컨텐츠가 발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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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중 양팔을 휘두른 연작은 마치 사람 뒤에 날개가 그려진 것 같은 형상이 되기도 하고, 캔버스의 옆에서 한 팔을 휘저은 연작은 하트 모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천사나 하트를 그린 것은 아니지만 '천사 그림', '하트 그림'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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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은 한국의 1세대 전위예술가로, 한국의 행위예술과 실험미술의 전개에 독보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한국 미술계에는 1960년대부터 회화나 조각이 갖춰야 할 외양을 고의적으로 깨뜨리는 젊은 작가들이 대거 출현하게 되는데, 이건용 또한 이 흐름 속에서 활동을 전개하며, 규칙을 거부하고 기존 미술계에 대한 저항을 표출하는 작품들을 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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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은 미술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며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신체'와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객'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통해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의 '장소'에 대한 탐구는 이내 몸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신체가 탁월한 예술의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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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체와 장소에 대한 탐구는1976년, 일명 ‘Bodyscape’, ‘신체 드로잉’으로 명명되는 그의 대표작을 탄생케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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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드로잉이란, 몸의 움직임을 극도로 제한하여 드로잉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캔버스를 등지고 팔만 뒤로 뻗어 보지 않고 그리거나, 캔버스의 뒤에 서서 앞으로 손을 뻗어 그리는 등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하는 선들을 그려냅니다. 또한 팔 관절 부위를 막대로 묶어, 구속된 조건에서 움직인 대로 화폭을 채워나가며 자유로운 선들을 통한 무한 세계로의 사유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에는 창작의 목적이나 의도가 배제된 순수한 신체의 움직임만이 남아, 보는 이로 하여금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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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자기 앞의 평면을 마주하고 무언가를 그리지만,
저는 제 신체가 허용하는 만큼 화면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선을 그립니다.
그것은 평면을 보고 의식이 지시하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제 팔이 자유로이 움직여서 나타난 선을 통해
나의 신체가 평면을 지각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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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scape’ 연작의 제목에는 한가지 규칙이 있는데요, 앞의 두 숫자는 제작연도이고, 뒤쪽의 숫자는 방법론을 구분 짓는 번호입니다.
화면의 뒤에서 그렸으면 '76-1', 화면을 등졌으면 '76-2', 화면의 옆에서 수직으로 그렸으면 '76-3'등 총 아홉개로 구분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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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는 <Bodyscape 19-1> 이라는 작품의 제목을 보고 2019년도에, 화면의 뒤에서 작업한 작품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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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드로잉 연작은 1976년에 발표된 이후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나무판과 펜, 연필 등 단순한 재료로 작업했고, 80년대엔 다양한 색상의 아크릴 물감과 붓을 사용하여 회화적 표현을 시도했습니다.
90년대에는 민족적, 문화적 기호들을 결합시켜 총체적인 회화로 진화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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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사회적 이슈가 일어난 장소의 사진을 프린트하고 그 위에 드로잉을 하여, 예술가의 신체와 역사적 장소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표현했습니다. 2010년대부터는 신체를 제약하는 방식과 화면의 크기를 변주하며 다양한 형태의 <Bodyscape>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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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행위에 집중하며, 작가가 작품을 구성하는 과정 자체를 ‘예술’이라 말합니다. 이건용은 자신의 회화를 두고 '그린 것' 이라기 보다는 "내 신체와 평면이 만난 것"이라 말합니다. 이는 무슨 대상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계산한 것이 아니라 캔버스를 세상의 일부로 놓고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의 신체를 도구 삼아 스스로 작품의 매개가 되어, 신체와 장소의 공존을 담아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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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체에 대한 지독한 관심을 갖고 작업을 이어 왔다.
선을 긋는 것 또한 신체와 관련된 일이었다. 평면에 점을 찍고 선을 긋는 모든 과정이 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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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1979, 제 15회 상파울 비엔날레, 상파울루
201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6, 갤러리현대, 서울
2018,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 시드니
2018, Pace 갤러리, 베이징
2019, 대전시립미술관
2019, 부산시립미술관
2023, Pace Gallery, New Y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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